부산 아동 연쇄 살인 제보자 “용의자, 군인 같은 인상에 친근한 말투” (‘꼬꼬무’)


[TV리포트=양원모 기자] 50년이 지났지만, 그날의 기억은 생생했다.

18일 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N번째 피해자의 목소리’를 주제로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증언이 공개됐다. 배우 정만식, 안혜경과 가수 양파가 리스너로 출격했다.

이날 방송에선 지난 5월 방송된 ‘부산 아동 연쇄 살인 사건’의 새로운 생존자가 50년 만에 최초로 모습을 드러냈다. 1970년대 부산 일대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범인이 피해 아동 몸에 ‘후하하 죽였다’라는 글씨를 남겨 전 국민의 공분을 샀던 영구 미제 살인 사건이다.

지난 방송 직후 제작진에게 “사건 진범을 안다”며 제작진에 연락해온 제보자는 반세기가 지났지만, 사건 당시 상황을 또렷하게 기억했다. 제보자는 “오후였고, 맑은 날이었고, 집으로 들어가는 좁은 골목길이었다”며 “누가 뒤에서 양쪽 어깨를 잡으면서 불렀다. ‘자기 조카랑 닮았다’고 하더라. ‘근처에 점방이 있냐’면서 ‘같이 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제보자는 용의자의 인상착의도 상세히 증언했다. 그는 “머리가 되게 짧았고, 느낌상으로는 군인 아저씨 같았다. ‘착하다’는 말을 반복하며 친절하게 접근했다”며 “재킷 같은 것에 면바지를 입었고, 전체적으로 깔끔한 느낌이었다”고 떠올렸다.

제보자의 증언은 지난 방송에서 공개되지 않았던 다른 생존자의 제보와 정확히 일치했다. 군인 같은 인상, 친절한 말투, 이동 시 아이의 어깨를 잡아 얼굴을 보지 못하게 한 점, 나무가 우거진 산속으로 유인한 점, 그곳에서 갑자기 돌변한 점까지 모두 겹쳤다. 제보 내용을 들은 안혜경은 “너무 소름 끼치시니까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하시는 것 같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양파도 “어떻게 잊겠어”라며 오열했다.

방송에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으로 딸을 잃은 부모도 등장했다. 특히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인 전과 18범 이 씨의 반성문이 공개돼 공분을 샀다. 이 씨는 반성문에서 “살인미수가 어쩌면 살인을 못했기에 미수에 그친 것이 아니겠습니까”라며 책임을 줄이려는 모습을 보였다.

김경태 교수는 “끝까지 자기가 조금만 노력하면 벌을 덜 받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놓지 않는 모습”이라며 이 씨의 반성 없는 태도를 비판했다.

양원모 기자 [email protected] /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