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 20개 찍던 시절이었다’…전성기 배우가 돌연 사라진 진짜 이유”


배우 주용만, “CF 20개 포기하고 딸 택했다”…

사진= MBC 드라마 ‘종합병원’

990년대 안방극장을 휩쓸던 배우 주용만이 전성기 한복판에서 돌연 사라졌던 이유를 25년 만에 직접 밝혔다. 드라마 ‘종합병원’으로 스타 반열에 오르고, CF만 20여 편을 찍으며 ‘돈방석’이 예약돼 있던 그가 모든 것을 내려놓은 선택의 이유는 다름 아닌 딸이었다.

주용만은 최근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과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를 회상하며 “출연료가 입금된 통장을 보고 기절할 뻔했지만, 촬영장에서 우는 아이를 보는 순간 집에 있는 내 딸이 미치도록 보고 싶어졌다”고 털어놨다.

그는 1990년대 MBC 의학 드라마 ‘종합병원’에서 어리숙하지만 인간미 넘치는 의사 강대종 역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드라마 방영 초반부터 인기가 폭발하며 제약·식품·생활용품 광고까지 섭외가 쇄도했고, 단기간에 20개가 넘는 CF를 소화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

그러나 화려한 성공의 이면에는 혹독한 촬영 환경이 있었다. 그는 “수술 장면 5분을 찍기 위해 10시간 넘게 촬영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며칠씩 집에 못 들어가는 날도 많았다”고 말했다. 결국 어느 날, 식당에서 남의 아이가 우는 모습을 보고 감정이 무너졌고, 그 길로 아내에게 “방송을 그만두겠다.

내가 어떻게든 벌 테니 아이 곁에 있고 싶다”고 선언했다. 주변의 만류와 업계의 러브콜이 2년 넘게 이어졌지만, 그의 결심은 변하지 않았다.

사진=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

그 선택의 결과는 분명했다. 주용만은 지난 30년 가까운 시간을 딸과 함께 보내며 ‘아빠의 역할’을 선택했다. 현재 딸은 로스쿨을 졸업한 당당한 사회인이 됐다. 그는 “딸과 30년을 정말 재밌게 보냈다. 그 시간이 내 인생의 전부”라며 “다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내 인생의 최대 걸작은 작품이 아니라 딸”이라는 말에는 후회 없는 확신이 담겼다.

한편 주용만은 원로배우 故 주선태의 아들로, 1975년 연극 무대에서 데뷔해 TBC·KBS 공채를 거치며 차근차근 연기 경력을 쌓아온 ‘정통 배우’다. 그는 이제 25년의 공백을 마치고 다시 현장으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

“젊은 아빠, 경비원, 마트 사장까지 어떤 역할이든 자신 있다”는 그의 말처럼, 화려함 대신 삶의 깊이를 얻은 배우의 귀환에 따뜻한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