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예쁜데 연예인은 절대 안 하겠다”던 그 사람, 지금은 국민 배우가 된 사연


‘30년 차 배우’ 박은혜, PD 꿈접고 톱스타 된 사연

사진=박은혜인스타그램

간절히 원해도 1년을 버티기 힘든 곳이 연예계다. 그런데 “딱 1년만 해보고 안 되면 그만두겠다”고 마음먹었던 한 소녀는 어느덧 데뷔 30주년을 맞은 베테랑 배우가 됐다. 단아한 이미지의 대명사 박은혜가 방송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바꾼 선택의 순간들과 연기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지난 10월 14일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 화요초대석에는 새 일일드라마 ‘마리와 별난 아빠들’의 주역 박은혜와 금보라가 함께 출연했다. 이날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킨 대목은, 박은혜가 처음부터 배우를 꿈꾼 것이 아니었다는 고백이었다.

사진=KBS 1TV ‘아침마당’

박은혜는 “고등학교 때 ‘별이 빛나는 밤에’ 같은 라디오 공개방송을 자주 보러 갔다”며 “무대 위 연예인보다 헤드셋을 끼고 현장을 지휘하던 여자 PD가 너무 멋있어 보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때부터 꿈은 배우가 아니라 라디오 PD였다”고 덧붙였다. 화려한 조명 뒤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의 진로를 바꾼 인물은 뜻밖에도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가수 박기영이다. 박은혜는 “수능이 끝난 뒤 박기영이 ‘서울예전 광고창작과에 가서 연출을 배워보라’고 권했다”며 “그 덕분에 진학했고, 함께 학교를 다녔다”고 밝혔다. 연예계 데뷔가 아닌 ‘연출 공부’를 위한 선택이었지만, 그 결정이 또 다른 운명의 문을 열었다.

사진=박은혜인스타그램

대학에 입학한 뒤에도 박은혜는 배우의 길을 적극적으로 원하지 않았다. 그는 “선배들이 ‘연예인 하려고 들어왔냐’, ‘모델 한번 해보라’고 말할수록 오히려 반감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학교를 드나들던 연예 관계자들의 캐스팅 제의는 끊이지 않았다. 박은혜는 “명함을 계속 받다 보니, 이게 운명인가 싶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시작한 연예계 생활의 조건은 명확했다. “딱 1년만 해보자”는 스스로와의 약속이었다. 박은혜는 “안 되면 미련 없이 접고 평범하게 살 생각이었다”며 “그런데 그 1년이 어느새 30년이 됐다”고 웃었다.

이 조급하지 않은 태도는 긴 무명 시절을 버티게 했고, 결국 드라마 ‘대장금’의 ‘연생이’ 역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사진=박은혜인스타그램

이날 방송은 그녀의 30년 연기 인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했다. 함께 출연한 금보라와는 ‘대장금’ 이후 무려 20년 만의 재회였다. 당시 수라간의 엄격한 스승과 순수한 나인으로 만났던 두 사람은, 새 드라마 ‘마리와 별난 아빠들’에서 다시 연기 호흡을 맞춘다.

박은혜는 “선생님과 함께하면 너무 재미있고 귀엽다. 현장 분위기가 확 살아난다”며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우연처럼 발을 들였지만 이제는 필연이 된 배우의 길. “1년만 해보자”던 다짐으로 시작해 30년을 버틴 박은혜의 연기 인생 2막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