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면 든 故 윤석화, 생전 근황…앞니 4개 다 빠져도 ‘활짝’


[TV리포트=김해슬 기자] 투병 끝 세상을 떠난 연극배우 고(故) 윤석화가 21일(오늘) 영면에 든다. 장지는 용인공원 아너스톤이다. 이러한 가운데 그의 생전 모습이 다시 한번 조명되고 있다. 지난 2022년 10월 뇌종양 수술을 받은 고인은 오랜 기간 투병을 이어오며 많은 응원을 받은 바 있다. 특히 2년 전 채널 ‘에덴교회 0691TV’에는 그가 직접 등장해 투병 중인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당시 윤석화는 앞니가 다 빠진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 “50년 넘게 연극만 하고 살았다. 그러다 뇌종양에 걸려서 걸려서 1년 동안 투병했다. 오늘 유열 동생이 온다고 해서 응원하기 위해 나왔다”라고 말했다. 단상 위에 오른 그는 “걷기도 잘 걷는다. 제가 20시간이 넘는 수술을 마치고 며칠 만에 깨어났는지 모르겠는데 혼자 설 수가 없었다. 누군가 제 손을 붙잡아 준다고 해도 설 수가 없었다”며 힘들었던 투병 생활에 대해 전했다. 또 평소 절친했던 동생 유열의 손을 꼭 잡은 채 그는 “항암치료는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의사와 잘 얘기해서 자연 치유를 하고 있다”며 “믿음과 기도를 통해 회복 중”이라고 전했다. 

윤석화는 지난 2023년 채널A ‘뉴스A-오픈 인터뷰’에 출연해 뇌종양 투병 중인 근황을 알렸던 바 있다. 그는 “20시간 넘게 수술을 했다. 마취 호스 탓에 앞니가 다 나갔다”고 말했다. 병원치료를 중단했다고 밝힌 그는 “병원에 있으면 간호사가 주사를 놓는다. 그게 얼마나 아픈지 새벽마다 괴성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살면 얼마나 살겠다고 이렇게 누군가를 미워하며 살아야 하나 싶었다”라며 “1주일을 살아도 그냥 나답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1975년 민중극단 ‘꿀맛’을 통해 연극계에 입문한 윤석화는 이후 수십 년간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개성 있는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신의 아그네스’, ‘명성황후’ 등에서 뛰어난 연기를 펼치며 사랑받았던 그는 국내 연극·뮤지컬 무대를 대표하는 배우로 인정받았다.

제작과 연출 영역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고인은 2002년 건축가 장윤규와 함께 서울 대학로에 소극장 ‘정미소’를 열어 실험적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기도 했다. 이 밖에도 뮤지컬 ‘토요일 밤의 열기’를 연출했고, 제작에 참여한 ‘톱 해트’는 영국 로렌스 올리비에상을 수상했다. 또 그는 1995년 종합엔터테인먼트사 ‘돌꽃컴퍼니’를 설립했으며 1999년에는 공연예술계 월간지 ‘객석’을 인수해 발행인으로 활동했다.

김해슬 기자 [email protected] / 사진= 사진공동취재단, 채널 ‘에덴교회 0691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