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웅, ‘대홍수’ 혹평에 “O까고 있다고 생각” [RE:스타]


[TV리포트=정효경 기자] 작가 허지웅이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와 관련해 소신발언을 했다. 허지웅은 지난 22일 개인 계정을 통해 “종종 영화 평론을 왜 그만두었냐고 묻는 분들이 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대개 으쓱이고 맙니다만 언젠가 한 번은 정리하고 지나가야겠다고 여겼다. 오늘이 그날인가 보다”며 영화 ‘유전’을 언급했다. 허지웅은 “지금 ‘유전’은 호평 일색이다. 그러나 개봉 당시에는 개연성, 핍진성 최악의 놀라운 졸작이라는 이야기뿐이었다”며 과거 자신과 대중의 평가가 엇갈렸음을 밝혔다.

이어 “도대체 이 영화에 어떤 종류의 불만이 있을 수 있는지 알 수 없고 믿을 수도 없었다”며 “대중의 생각과 내가 이 정도로 괴리됐다면 내가 그만두는 게 맞다고 생각해 영화에 관한 직업적인 글쓰기를 영영 그만두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홍수’에 대해 “평가가 극과 극을 오가고 있다. 정말 O까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작하자마자 관객의 도파민을 충족하지 못하는 콘텐츠는 외면당하고 저주를 감당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5년 전에는 겨우 찾아냈던 영화를 요즘에는 클릭 한 두 번에 볼 수 있다. 이제는 이야기의 비용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며 “저는 그런 세대가 자초한 결핍에 대해 고소하다는 쪽이다. 너희들이 초래한 걸 누구한테 뭐라고 하는 건지, 이야기의 비용을 알지 못하는 너희들은 망할 거다”고 강조했다.

허지웅은 “‘대홍수’가 그렇게까지 매도돼야 할 작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자기 도파민을 시기 적절한 시점에 치솟게 만들지 못하는 콘텐츠를 저주하고 더불어 권리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저주를 선택했다면 그에 걸맞은 최소한의 논리를 갖추어야 한다”며 “저는 온몸의 신경을 곤두세워 이야기가 조목조목 싫다고 외치는 사람들이 논리를 갖추는 광경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누리꾼은 “저도 꽤 신선하고 재밌게 봤는데 다들 저평가해서 좀 그랬다”, “나도 ‘대홍수’ 엄청 재밌게 봤다. 호불호 엄청 강해서 한 번 봤는데 푹 빠졌다”, “올해 본 영화 중 꽤나 흥미롭게 본 영화에 속한다” 등 그의 발언에 동의하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19일 공개된 ‘대홍수’는 대홍수가 덮친 지구의 마지막 날, 인류의 생존을 건 사람들이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에서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 SF 재난 블록버스터다. 공개 직후 대중의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면서 화제를 모았다.

정효경 기자 [email protected] / 사진=TV리포트 DB, 허지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