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만 “무려 1710억짜리라서” 보기도 힘들다는 역사상 최고가 ‘이 자동차’


1인승, 이름부터 ‘이기적인’ 슈퍼카

에고이스타는 2013년 람보르기니 브랜드 50주년 기념으로 단 한 대 제작된 콘셉트카다. ‘에고이스타(Egoista)’라는 이름은 이탈리아어로 ‘이기적인 사람’을 뜻하는데, 아예 1인승으로 설계해 “오직 나만을 위한 차”라는 컨셉을 극단적으로 구현했다. 외관은 전투기와 SF 우주선을 섞어 놓은 듯한 형태로, 일반 자동차에서 볼 수 없는 과격한 각과 패널, 공기흡입구, 조명 구성 등을 갖췄다.

전투기 캐노피, 탈부착 스티어링휠

에고이스타의 가장 인상적인 요소는 항공기에서 그대로 가져온 듯한 캐노피 도어 구조다. 문을 옆으로 여는 것이 아니라, 전투기처럼 투명 캐노피가 위로 열리고, 운전자는 마치 전투기 조종석에 들어가듯 차체 안으로 내려앉는 방식으로 탑승한다. 여기에 F1 머신처럼 스티어링휠(핸들)을 분리해야 승하차가 가능한 구조를 채택해, 일상성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쇼카(Show car)’의 성격을 확실히 드러낸다.

실제로 달리는 차, 가야르도 V10 기반

많은 사람들이 이 차를 “엔진도 없는 전시용 모형”으로 오해하지만, 에고이스타는 가야르도(Gallardo)의 섀시와 5.2리터 V10 엔진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실주행 가능 콘셉트다. 출력은 약 600마력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며, 공도 주행 인증을 받지 않아 번호판을 달고 다닐 순 없지만, 트랙이나 행사장에서는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완성도를 갖추고 있다. 즉, 순수 쇼카이면서도 ‘진짜 람보르기니’의 심장을 품고 있는 셈이다.

람보르기니 박물관 전시차에서 ‘1710억 루머’까지

애초 에고이스타는 람보르기니가 자사 박물관에 전시하기 위해 제작한, 판매 계획이 없는 브랜드 상징물에 가까웠다. 그런데 이후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한 사업가가 이 차를 1억 1,700만 달러 이상을 제시해 가져갔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자동차”라는 별칭을 얻게 됐다. 공식 계약 내역이나 금액이 투명하게 공개된 것은 아니라 어디까지나 업계 루머에 가깝지만, 생산 대수 1대, 브랜드 상징성, 기념비적 콘셉트라는 조건을 고려하면 초고가 거래가 이루어졌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가 많다.

왜 기존 ‘430억 롤스로이스’보다 비싸다고 불릴까

공식 시장에서 “가장 비싼 신차”로 자주 언급되는 모델은 약 4,300억 원으로 알려진 롤스로이스 ‘라 로즈 누아르 드롭테일’ 같은 커미션 모델들이다. 다만 이런 리스트는 일반적으로 양산차·코치빌트(주문제작) 차종을 기준으로 하며, 에고이스타처럼 브랜드 기념 콘셉트카로 출발한 차는 통계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공식 기록 상으로는 롤스로이스가 1위지만, 콘셉트카까지 포함하면 에고이스타가 진정한 ‘역대 최고가 자동차’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결국 에고이스타는 가격이든 디자인이든, 실제 도로에서 보기란 거의 불가능한, 말 그대로 “보기도 힘든 자동차의 끝판왕”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