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골프를” 삼성 이재용 회장이 절대 안치는 이유


도입부

골프는 오랫동안 부자들의 취미, 최고경영자들의 사교 도구로 여겨져 왔습니다. 실제로 대기업 총수, 글로벌 CEO들의 인맥 형성과 비즈니스가 골프장에서 이뤄졌다는 이야기는 이제 낯설지 않습니다. 그런데 유독 이 흐름에서 비껴가 있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삼성 이재용 회장입니다. 골프를 못 쳐서도, 관심이 없어서도 아닙니다. 오히려 그는 누구보다 깊이 골프를 즐겼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스스로 골프를 내려놓는 선택을 합니다.

본론① 사실은 골프를 매우 잘 치던 사람이었다

이재용 회장은 단순히 ‘가끔 골프를 치는 재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한국에서 손에 꼽히는 소수만 가입할 수 있는 영국 왕립 골프 협회의 정회원이었습니다. 이 사실만 봐도, 골프를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 이해하고 즐기던 인물이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골프를 통해 사람을 만나고, 자연 속에서 생각을 정리하던 전형적인 글로벌 경영자의 모습에 가까웠습니다. 적어도 그 시기까지는, 그 역시 다른 재계 인사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본론② 어느 날 갑자기 골프를 끊은 이유

변화는 국정농단 사태 이후 찾아옵니다. 삼성 임직원들이 수사와 재판, 사회적 비난 속에서 극심한 부담을 겪던 시기였습니다.

이재용 회장은 이때 주변에 이렇게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직원들이 이렇게 고통받고 있는데, 내가 골프를 즐길 수는 없다.”

그는 별도의 선언이나 보여주기식 행보 없이, 조용히 골프를 완전히 끊었습니다. 골프채를 내려놓는다는 건 단순히 취미 하나를 포기하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재계에서 오랫동안 유지돼 온 관계 형성 방식, 사교 문화를 스스로 내려놓는 선택이었습니다.

본론③ 보여주기보다 선택으로 말하다

이재용 회장의 결정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것이 외부를 향한 메시지가 아니라 내부를 향한 태도였기 때문입니다.

그는 골프를 끊었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지도 않았고, 이를 미담처럼 활용하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행동으로만 보여줬습니다. 직원들이 겪는 무게를 함께 지겠다는 방식으로, 가장 개인적인 영역부터 스스로 제한한 것입니다.

이 선택은 ‘리더는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집니다.

본론④ 골프 대신 선택한 일상, 등산

골프를 끊은 이후 이재용 회장의 새로운 일상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그는 산으로 향합니다. 남산, 북한산 같은 도심 산을 오르며 시민들과 같은 길을 걷습니다.

정해진 회원제 골프장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산길이 그의 공간이 됩니다. 수행원 없이 조용히 걷고, 마주치는 시민들과 눈을 맞추는 시간이 그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한 취미 변경이 아니라, 삶의 태도 자체가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해석됩니다.

본론⑤ 2022년, 뜻밖의 비즈니스 장면

이재용 회장의 이런 선택이 상징적으로 드러난 장면은 2022년에 있었습니다. 미국의 위성통신 기업 디시 네트워크의 찰리 에르겐 회장이 방한했을 때입니다.

상대가 등산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재용 회장은 골프나 공식 만찬 대신 “먼저 산부터 가시죠”라고 제안합니다. 직접 운전해 호텔로 데리러 갔고, 수행원 없이 함께 북한산을 올랐습니다.

다섯 시간에 걸친 산행 동안, 그 자리는 계약을 논의하는 테이블이 아니었습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를 쌓는 시간이었습니다.

본론⑥ 결과보다 과정이 만든 신뢰

흥미로운 점은 그 이후입니다. 다음 해 삼성전자는 약 1조 원 규모의 장비 계약을 따냅니다. 이 산행이 계약을 위한 계산된 행동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형식적인 접대나 골프 라운딩 대신 인간적인 교류를 선택한 방식이 신뢰를 만드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점입니다. 결과는 숫자로 남았지만, 출발은 태도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본론⑦ 부자들의 취미를 내려놓은 리더십

골프는 여전히 많은 부유층과 경영자들이 즐기는 취미입니다. 하지만 이재용 회장은 그 상징적인 취미를 스스로 내려놓았습니다.

그 이유는 대외 이미지 관리가 아니라, 내부 구성원과의 관계, 그리고 리더로서의 책임감 때문이었습니다. 즐거움을 포기한 선택이 오히려 더 큰 신뢰로 돌아왔다는 점에서, 그의 결정은 단순한 개인적 취향 변화로 보기 어렵습니다.

요약본

이재용 회장은 원래 골프를 깊이 즐기던 인물이었지만, 국정농단 사태 이후 임직원들이 겪는 고통을 이유로 골프를 완전히 끊었습니다. 그는 보여주기식 행보 대신 조용한 선택을 택했고, 골프 대신 등산이라는 일상을 선택했습니다.

이후 북한산 산행에서의 인간적인 교류는 신뢰를 쌓는 계기가 되었고, 결과적으로 삼성전자의 대형 계약으로 이어졌습니다. 부자들의 대표적 취미를 내려놓은 그의 선택은, 리더십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사례로 남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