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리포트=강해인 기자] 김병우 감독이 ‘대홍수’에서 함께한 김다미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지난 1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가 92개국에서 10위권에 진입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 작품은 대홍수가 덮친 지구의 마지막 날, 마지막 희망을 건 이들이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 속에서 벌이는 사투를 그린 SF 재난 블록버스터다.
영화의 공개를 맞아 22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김병우 감독과 만나 ‘대홍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대홍수’의 중심에 있는 김다미는 6살 아들을 둔 엄마 역으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앳된 얼굴에 엄마 역이 낯선 김다미는 어떻게 이 역할을 맡게 됐을까. 김병우 감독은 “캐스팅 의견을 냈을 때 주변에서 모두 당황했다. 하지만 편집본을 본 이후엔 왜 김다미가 적격인지 이해했다”라고 말했다.
김병우 감독은 “영화 첫 장면부터 주인공이 엄마처럼 보이면, 인물이 갈 데가 없었다. 엄마로서 안 어울리는 데서 시작해야 캐릭터가 가야 할 방향과 길이 제시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김다미의 이미지가 필요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대홍수라는 재난을 카메라에 담는 과정에서 김다미는 많은 고생을 했다고 한다. 김병우 감독은 “너무 하다 싶을 정도로 고생을 시켜 반성하게 된다. 이 영화를 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바다라 생각하고 촬영했고, 물살을 약하게 할 수 없었다. 물속에 들어간 사람은 힘들 수밖에 없었다”라고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리고 “안 찍을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여러 테이크를 가면 지치고, 메이크업도 힘들었다. 끔찍한 현장이었다. 그런데도 특별한 불만 없이 받아줬고, 왜 이렇게 찍어야 하는지 이해해 줬다. 10번 넘게 테이크를 간 적이 있는데도 한 번 더 가겠다고 해서 현장에서 낮은 탄성이 나오기도 했다”라며 김다미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김병우 감독은 김다미와 처음 만난 순간을 회상하며 “김다미가 첫 회의 때 ‘제 옷이 계속 젖어 있는 거예요?’라고 물어봤다. 실제로 촬영하는 내내 옷이 젖어 있었다. 이야기할수록 점점 미안해진다. 어느 순간부터는 눈을 못 마주치게 됐다”라며 혹독했던 촬영장에서의 시간을 돌아봤다.
김다미의 열연으로 몰입감을 한층 높인 ‘대홍수’는 지금 넷플릭스에서 만날 수 있다.
강해인 기자 [email protected] / 사진=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