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대신 이 차’ 현대차 정의선 회장이 직접 뽑은 인생 3대 명차


포르쉐 911, “변하지 않는 레이아웃의 진화”

정의선 회장은 포르쉐 911을 후방 엔진 레이아웃을 고수하면서도 세대를 거듭해 진화를 이룬 스포츠카의 기준점으로 평가했다. 1960년대 등장한 911은 엔진 위치·차체 실루엣 등 핵심 구조를 유지한 채 공력, 섀시, 전자 제어, 안전, 전동화 보조 시스템 등을 끊임없이 개선하며 고성능차의 레퍼런스로 자리 잡았다. 정 회장이 강조하는 “전통 위에서의 지속적 진화”는 아이오닉, 제네시스, 쏘나타·그랜저 등 현대차 주력 라인업을 세대별로 업그레이드하면서도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람보르기니 쿤타치, 디자인이 만든 아이콘

람보르기니 쿤타치는 1970~80년대를 대표하는 웨지(쐐기)형 슈퍼카로, 극단적인 쐐기형 차체와 시저 도어, 과감한 공력 파츠로 “자동차도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퍼뜨린 모델이다. 정의선 회장은 쿤타치를 “디자인이 기술과 감성을 연결하는 힘”을 보여준 사례로 보며, 한 번 보면 잊히지 않는 실루엣이 브랜드 이미지를 몇 세대에 걸쳐 끌고 가는 상징적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최근 아이오닉 5·아이오닉 6, 신형 싼타페·코나 등이 기존 내연기관차와 전혀 다른 비율과 그래픽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려는 이유 역시, 쿤타치가 보여준 ‘파격적 창조’의 효과를 현대차 전기차 디자인에 투영한 결과로 읽을 수 있다.

폭스바겐 골프, 일상 속 완성도

폭스바겐 골프는 1970년대부터 이어진 해치백의 교과서로, 실용적인 차체 크기와 효율, 안정적인 주행 감각, 합리적인 가격을 동시에 갖춘 ‘일상형 베스트셀러’다. 정의선 회장은 골프를 “실용성과 기술의 균형이 가장 잘 구현된 차”로 보며, 자동차가 결국 일상에서 얼마나 유용한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점은 투싼·코나 같은 글로벌 주력 SUV와 아이오닉 시리즈, 아반떼·그랜저 등 볼륨 모델에서 연비·공간·편의사양·가격을 치밀하게 맞추려는 현대차의 상품 기획 철학과 이어진다.

“마력에서 프로세싱 파워로” SDV·AI 전략

정의선 회장은 최근 여러 발언에서 “과거에는 마력이 경쟁의 기준이었다면, 앞으로는 프로세싱 파워와 소프트웨어가 핵심”이라며 자동차를 ‘움직이는 컴퓨터’로 정의했다. 현대차그룹은 SDV(Software-Defined Vehicle·소프트웨어 정의 차량)를 미래 전략의 중심에 두고, 차량 개발·전자 아키텍처·사용자 경험·비즈니스 모델까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재편하는 계획을 공표했다. 이를 위해 OTA 기반 플랫폼(SDx), 외부 개발자에게 공개되는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차량 내 AI 음성 비서·AI 내비게이션 등도 준비하고 있으며, 정 회장은 “엔진룸보다 코드라인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로 조직 전체에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2045 탄소중립과 수소·전동화 청사진

정의선 회장은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니라 책임”이라며 2045년 그룹 차원의 탄소중립 달성을 공식 목표로 세웠다. 현대차는 2040년까지 주요 시장에서 전 차종 전동화를 추진하고, 2045년까지 차량 운행·공급망·사업장 전체에서 2019년 대비 탄소 배출을 75% 이상 감축한 뒤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까지 더해 순배출 제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배터리 전기차뿐 아니라 넥쏘로 대표되는 수소전기차, 연료전지 시스템, 재생에너지 기반 그린수소 생산·활용이 현대차 탈탄소 전략의 핵심 축으로 설정되어 있다.

협력·로보틱스·고객 중심이라는 큰 그림

정의선 회장은 완성차 단독 경쟁의 한계를 인정하며 “이제는 연합이 경쟁력”이라고 말해, 반도체·AI·로보틱스 기업과의 협력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엔비디아와의 차량용 고성능 칩 협업, 로보틱스·자율주행·플릿(법인·공유 차량) 비즈니스까지 SDV 플랫폼을 확장해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그는 이러한 전략을 “혁신은 DNA, 고객은 나침반”이라는 표현으로 요약하며, 포르쉐 911·쿤타치·골프에서 본 기술·디자인·실용성의 철학을 현대차의 소프트웨어·전동화·탄소중립·협력 전략 전반에 투영하려 하고 있다.